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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현미경 만드는 PSIA

"올해엔 확실한 세계2위"

UC버클리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유영국 씨가 교수 자리를 마다하고 찾은 한국의 작은 벤처기업이 PSIA이다. 이 회사는 유박사 영입을 계기로 세계시장 장악을 꿈꾸고 있다.


PSIA는 23년 전에 개발된 원자현미경 시장에 8년 전에 뛰어들었다. PSIA가 첫발을 내디뎠을 때 이미 다른 회사들이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다. 원자현미경은 게다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그런데도 신생 회사 PSIA는 금새 선발업체들을 따라잡았다.
PSIA는 2002년 이래 매출이 연 40%정도 신장하고 있다. 2002년 32억원이었던 매출이 2003년엔 46억으로, 지난해에는 65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출 중 60%를 해외에서 올렸다. 지난해 순이익은 약 6억원을 거뒀다. 임직원은 48명.
세계 원자현미경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2억 달러로 추산된다. 여러 기업이 합병해 만든 선두기업 비코(Veeco)가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PSIA는 퍼시픽 나노테크(Pacific Nanotech)•JPK 등과 함께 2위 대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박상일(47) 대표는 "올해에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해 단독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한다.
PSIA는 박 대표가 미국에서 약 10년간 축적한 원자현미경 분야 기술과 사회경험을 바탕으로 세웠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88년 미국에서 PSI를 창업했다. 근느 PSI는 작지만 내실 있는 회사로 키워 97년에 1,7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한다. PSI를 인수한 회사는 합병,분사를 거쳐 Veeco가 된다. 그가 손에 쥔 돈은 자신의 지분만큼인 400여만 달러. 그는 같은 해 한국에 돌아와 PSIA를 설립한다. 현재 그이 PSIA 지분은 56.5%. "미국에 뿌리를 내릴지 고민 끝에 돌아오기로 결심했어요. 귀국할 거라면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돌아와 사업에 전력투구해야 한다고도 생각했죠."
PSIA는 2002년에 자체 기술로 원자현미경 XE시리즈를 내놓는다. XE시리즈는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으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박 대표는 "XE 시리즈는 기존 제품보다 해상도가 높고 시료에 손상을 덜 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 산업자원부는 XE기술을 '10대 신기술'로 선정했다.
PSIA는 지난해 말 유영국 박사를 수석연구원으로 영입했다. UC버클리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유 수석연구원은 교수 자리를 마다하고 벤처기업을 차려 운영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우리 원자현미경에 유 박사가 특허권을 일부 갖고 있는 기술을 결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초부터 함께 일하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 특허는 '초고주파를 이용해 국소적인 물질 특성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유 수석연구원은 "이 기술을 원자현미경에 결합하면 시료의 모습 외에 성질도 파악할 수 있다"며 "그런 원자현미경을 현재 시제품까지 개발한 단계"라고 밝혔다.
대당 1억원 정도인 원자현미경은 이전 세대 제품인 전자현미경에 비해 장점이 많다. 전자현미경이 시료를 진공 상태에서만 볼 수 있는 반면 원자현미경은 대기 중이나 액체상태에서도 측정 가능하다. 그래서 원자현미경은 반도체,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정밀화학은 물론 분자생물학에도 활용되고 있다. 나노기술이 개발되면서 원자현미경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FORBES Korea 백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