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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현미경은 인류역사상 겨우20년밖에 되지 않은 기술이다. 82년 스위스 IBM연구소 물리학자 거드비니히와 하이니 로러가 처음 개발해 불과 4년뒤 86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최신 기술이다.
통상 광학현미경의 배율이 최고 수천배, 전자현미경이 수십만배인데 비해 원자현미경은 수천만배의 배율을 자랑한다. 특히 전자현미경에 비해 수직분해능력이 월등해 원자지름의 수십분의 일(0.01nm)까지도 측정할 수 있다. 게다가 전자현미경이 진공상태에서만 측정할 수 있는데 비해 원자현미경은 대기 중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레코드판 바늘로 읽는 원리
원리는 간단해 맹인이 글을 읽는 것과 같다. 즉 LP판을 바늘이 읽어 굴곡을 계산해 음악을 만든다면 원자현미경은 분자크기의 바늘을 물체에 접촉해 굴곡을 측정해 그림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나노굵기의 바늘을 어떻게 만들까. 가느다란 텅스텐선을 전기화학적으로 계속 식각시키면 나중에는 끝에 원자 몇 개만이 남게 된다. 이 탐침을 이용해 물체의 표면을 원자수준까지 볼 수 있게 된다.
나노수준의 작업이 가능해 쓰임새는 여러곳이다. 이미 국내 LCD산업현장에 투입해 액정표면을 원자단위로 측정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나노절삭, 나노사진묘사, 나노 로보트 기능도 가능하다.
나노잉크를 개발한 미국 노스웨스턴대 채드머킨 교수는 "원자현미경 탐침에 특수한 유기분자를 묻힌 뒤 금속판 위에 글씨를 쓰면 두 달치 신문 내용을 점 하나 크기에 써 넣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저장장치의 쓰임새도 있다는 얘기다.
PSIA는 세계수준의 원자현미경 회사다.
창업자인 박상일 박사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개발한 원자현미경 기술을 제품화하고자 88년 미국에서 한 번 창업한 뒤 97년 4월 고국에 문을 열었다.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아 PSIA의 제품은 나노공정을 요하는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비오이하이디스 등에 납품됐다.
지난해는 270만달러 어치를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에 수출한 바 있다.
지난해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3세대 현미경인 XE-100은 세계 최초로 수직축과 수평축 움직임을 따로 분리해 정확도와 측정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측정오차는 기존제품의 1%에서 0.03%까지 33배 이상 줄였고 측정속도 또한 10배 이상 향상시켰다.
최근 10년간 기술적 진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적인 기술진보를 의미하는 미국 특허도 획득했다.
홍보실 조창빈 주임은 "국내시장의 80%를 점유했고 3년 뒤 세계시장의 절반이 목표"라고 밝혔다.

경제적효과
해외시장 3억달러지만 폭발가능
높이 80cm정도로 작어진 XE-100의 대당가격은 일반인 기준으로 약1억원. 연구소나 대학에는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LCD회사 등 산업용 수요처가 크지 않아 지난해 기준으로 약 9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매년 성장세가 40%라는 점이 더 중요. 올해 120억원 시장으로 성장하고 몇 년 뒤면 200억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는 2억~3억달러에 이르지만 나노기술과 바이오테크 쪽에서도 계속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
도다.


매경ECONOMY 2월호. 노성호 기자